전자칩/증명서로 체계적인 혈통관리
당당한 진돗개 세계 명견에 도전
몰티즈, 요크셔테리어, 시추, 푸들 등 외국산 견종들이 국내 애견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전남 진도군 진도실고 운동장에서 “국견(國犬)”인 진돗개 품평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올해로 열두번째인 이날 품평회에는 3백 60여마리의 진돗개가 전국에서 참가하는 성황을 이뤘다.
★진돗개 애견가늘어 = 진돗개 품평회는 진돗개 우수성을 홍보하고 표준 체형과 기준이 되는 모델견을 선발하는 행사다. 품평회에는 애견가 2천여명이 몰렸다
진도군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5만여명의 애견가들이 진돗개를 기르고 있다고 한다. 진돗개 중앙회 박병철 회장은 “중앙회 가입 정회원만 4천여명이며, 진도색에 관심을 갖고 인터넷(www.jindodog53.co.kr)에 접속하는 네티즌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말했다.
진도군과 진도축협도 등록된 7천여마리의 진도색를 관리하고 있으며, 해마다 태어나는 품종이 우수한 진돗개 강아지 2천여마리에 대해 견적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진도축협 박근순 지도과장은 “진돗개는 복종 위주의 훈련법보다 식구처럼 대해줘 ‘인간과의 교감’을 느끼도록 하는 사육법이 으뜸” 이라고 말했다.
이날 품평회에서는 2년생 수컷 백구 ‘대백’이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대백이 역삼각형 얼굴, 머리와 조화를 이룬 삼각형 귀, 균형을 이룬 눈, 힘있게 올려진 꼬리, 표준 체형(키45~53츠)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혈통보존 사업 = 진도군과 진도축협은 올해부터 전산시스템과 전자칩을 도입해 진돗개를 과학적으로 등록, 관리하고 있다. 표준 체형에 맞는 진돗개 육성을 위해 1년에 두차례 진돗개 심사도 열린다. 심사에서 합격한 진돗개는 목덜미에 국가, 지역 등이 등록된 전자칩을 넣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세계 명견 등록 추진 = 진도축협은 올 봄 영국 켄넬클럽의 초청으로 강아지 7마리를 현지에 보냈다. 영국 왕실의 지원으로 1873년 창설된 켈넬클럽은 미국 켄넬클럽(AKC), 국제축견연맹(FCI)등과 함께 세계 3대 개등록기관이며 이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녀 등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기관이다. 현재 켄넬 클럽에는 불도그와 그레이 하운드(영국), 세펴트와 도베르만(독일), 아키다(일본)등 1백 96종이 등록됬었으며, 이 클럽에 등록되면 세계적인 명견으로 인정받는다.
[진돗개 지킴이] 홍성대씨
“학생들, 강아지 기르며 생명존중 배웠으면..”
수학 참고서로 유명한 {수학의 정석} 저자인 홍성대(66) 전주 상산학원 이사장. 그는 수학참고서 저자로서의 명성 못지 않게 ‘ 진돗개 지킴이’로도 유명하다. 홍 이사장은 “다른 종류에 비해 카리스마가 강하고 주변을 항상 정갈히 하는게 특성” 이라며 “그래서 키우면 키울수록 정이든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서울 방배동 집과 경기도 과천 농장, 전북 정읍의 고향집 등에서 1백여마리를 키우며 진돗개의 보급과 혈통보존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1997년부터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상산고 학생들에게 강아지를 분양하고 있다. 생후 2개월 남짓된 것을 1년에 3~4차례씩 지금까지 모두 3백 50여마리나 나눠줬다. 홍이사장은 “입학식과 졸업식 때 장학의 의미로 분양하기 시작했는데, 날로 각박해져가는 세태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dsjang@joongang.co.kr